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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경암 곽한소 선생의 자취를 찾아서 14 - 경암(敬菴) 곽한소(郭漢紹)
  • 기사등록 2022-10-18 14:44:15
  • 기사수정 2026-05-23 19: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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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윤(駱坡 李慶胤)의 산수인물화(출처:네이버, 고려대학교 박물관) (재출처 : 敬菴全集)


                                       <기러기>

                                                                    곽한소(郭漢紹)

 

風流繼夜到燈寒     밤마다 풍류로운 사람들이 오고 등불은 찬데

漏滴鷄鳴露未乾     시간이 흘러 닭은 울었으나 이슬은 마르지 않네

君詩漢北名何大     그대의 시는 한강 북쪽에서 얼마나 이름이 큰가

我筑燕南意不寬     나는 나라 근심으로 마음이 한가롭지 못하네

安賓蚪去秋容肅     기러기 떼 울고 가니 가을 모습 엄숙하고

鶴夢覺來曉色闌     학이 꿈을 깨니 새벽 빛은 늦어지네

蘭契萍緣非偶事     정다운 사귐과 떠돌이는 우연한 것이 아니며

逢迎未易別離難     맞이함도 쉽지 않거니와 이별이란 어려운 것일세.

 

        「(往駕鶴訪林友景延魯俊叙討梁汝敏政在東一箕煥邂逅次席同遊 三首八月)

        가학에 가서 친구인 임경연 노준을 찾아서 토론하고 양여민 재정과 양동일 기환을              우연히 만나 같이 놀다.」

 

  경암 곽한소님은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면암 최익현님의 순국이후, 현실 참여활동을 차단한 채 향리 연기에 은둔해 계셨다. 현실적으로 일제에 대한 저항과 거의(擧義)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울적한 심사를 달랠 수 있고 의지가 되는 것은 사우(師友),동지들과의 친교뿐이었다. 이렇게 교유하는 친구들 사이에 서로 여러 작품이 오가면서 꺾이지 않는 고절한 자신들의 의기를 확인하고 작가 자신의 시(詩)적 미학도 드러내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

 

  쓸쓸한 가을에 나라 걱정으로 마음이 한가롭지 못한 자신의 내면을 투영할 때 기러기 같은 상징물을 사용하는 것은 옛시조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곽한소님 역시 매화나, 대나무, 학 같은 자연물을 사용하여 자신의 이상과 현실, 추구하는 지향점 등을 비추어내고 계시다. 

   

                                                                                  - <청주곽씨세거공원> 中

 


김춘산 (c4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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